Light

사진은 빛의 예술, 또는 빛의 언어라고도 한다. 빛은 오래전부터 예술가들에게 연구의 대상이자 많은 관심을 받아왔다. 현대에서도 빛은 다양하게 활용되고, 많은 이들에게 다양한 감정을 주는 매개체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어느날 문득 우연한 호기심에 촬영한 사진은 굉장히 신비로웠다. 다중으로 겹쳐진 조명 빛의 동심원들과 여러겹으로 흩어져 윤곽만 남겨진 풍경의 조화는 절묘한 회화적인 연출을 보여주었다. 규칙적인 빛의 동심원은 구성적이면서 최면을 거는듯한 집중감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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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rk adaptation

밝은 곳에서 어두운 곳으로 들어갔을 때, 처음에는 보이지 않던 것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차차 보이기 시작하는 현상을 암순응이라고 한다.
중학교 때 침대에 누워 잠들기 전에 보여지던 천장의 이미지가 아직도 머리에 선명히 남아있다. 어두운 공간에서 올려다본 천장의 전체적인 풍경과 천장 마감재의 규칙적인 격자 무늬가 인상적인 모습이었다. 어둠속에서의 풍경이 굉장히 낯설면서도 익숙하게 다가왔다.
그리고
언젠가부터 '우리가 과연 실체를 제대로 지각하고 있는 것일까? '
'그것이 다른 실체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 란 의문이 생겼다.
그 의문은 어둠에서 보여지는 이미지를 통해 더욱 명확해졌다.
오래전의 그 어둠에서 보여지던 풍경의 기억을 떠올려 보았고, 가시광선을 통해 색감과 형태를 분명하게 분별할 수 있던 대상은 어둠 안에선 모든 것을 잃어버렸다.
그렇게 모든 것을 잃어버린 대상은 암순응을 통해 희미한 형태만 간직한 실체로 다시 태어나게 된다. 희미한 음영만으로 보여지는 형태는 어린 왕자의 보아 뱀 이야기처럼 보아 뱀이 될 수도 모자가 될 수도 있다.
가시광선이 없는 컴컴한 어둠 속에선 모든 것이 흑백으로 보여진다는 것과 카메라 센서가 어둠 속에서 빛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물체를 밝게 표현하기 위해 감도를 올리게 되면 자글자글한 심한 노이즈가 생기는 것이 꼭 이 암순응을 겪을 때의 이미지와 흡사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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